▶문학 literature/詩心(1층)

호박덩굴의 사투(死鬪) / 장상아

글싹천사 2013. 1. 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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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덩굴의 사투(死鬪)

                                                                  장상아

 


 

 

높은 하늘이 목표이듯

쭉-쭉

뻗어 나아가는 저 집념(執念)을 보라.

 


지붕을 뚫고

전깃줄을 타고 오르면서도

거침이 없다.

 


단단한 나뭇가지

벽돌 틈새라도

창틀사이 안전망을 겨냥하며

단단한 것이라면,

흔들림이 없는 것이라면

자신을 맡기는 목표가 되고 의지가 된다.

 


굵은 장마전선에 흔들리는 중심

반사적으로 쏘는 능력

무시무시한 태풍을 대비하는 지혜

더듬이의 위력을 보라.

때로는 허공에서

자신의 생명선이라도 부여잡고

뻗어 나가려는 몸부림

 


거칠은 태풍 속에서

비가 한 번,

바람이 한 번,

어둠이 한 번 물러갈 때마다

 


놀랍게 생동(生動)하는

기쁨의 휘장(揮帳) 푸른 깃발

간절한 복음(福音)의 열망 속에서

장마철

사투(死鬪)는 계속된다.

 

 


 

------■ 중랑문학  2006 ·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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