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부활절/믿음의 사람들

작업종료 5분전, 포도원 품꾼으로 부름받다!

글싹천사 2013. 10. 22. 16:14

 

작업종료 5분전, 포도원 품꾼으로 부름받다!

 

이번 간증은 마지막 때에 관한 내용입니다.  

꿈인지 환상인지, 아니면 또 다른 종류의 은사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부터 그때의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저와 제 딸이 뜻밖에 이스라엘 땅에 서 있었고,  

우리 눈 앞에는 거대한 포도원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니 여기가 어디지, 성경(마태복음 20장)에 나오는 포도원?"  

 

하늘을 쳐다보니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서산을 넘어가고 있었고  

포도원 안을 들여다 보니 일꾼들이 땀을 흘리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그들을 둘러보던 중 문득  

지금이 ‘마지막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지금이 도대체 몇시야, 해는 거의 다 떨어져 가는데..."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었지만  

주위가 급속히 어두워지는 것을 보니  

저녁 6시를 한참 지난 것 같았습니다. 

 

"가만 있자 포도원 주인이 마지막으로  

품꾼을 부르던 때가 오후 5시였던가?  

이미 포도원 출입문은 닫혔을테고..." 

 

갑자기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저는 고개를 돌려 제 딸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00야 달려!, 죽기살기로... 무조건 뛰란 말야!”  

 

제 딸은 영문도 모른 체 저를 따라 뛰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헉헉거리며 포도원 입구에 도착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앞에는 건장한 천사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문지기 천사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제발 들여보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팔짱을 낀 채 귀찮다는 듯  

설레설레 고개만 흔들 뿐...   

 

하긴 하루 일과가 끝나기 일보 직전에  

느닷없이 불청객이 나타나 막무가네로 떼를 쓰니  

그들도 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제가 문지기였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나셨는지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가와 무언의 손짓을 하셨습니다.  

아마도 들여보내주라는 신호 같았습니다.   

 

‘이제 살았다!’  

저희는 천사들이 포도원 문을 다 열기도 전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죽기 살기로 뛰었고,  

결국 아슬아슬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녀가 품꾼들 틈에 섞여  

포도 한 송이를 따 소쿠리에 담으려는 바로 그 때...   

느닷없이 뒤에서 귀가 멍멍할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작업 종료!”  

"맙소사! 요거라도 얼른 담자."  

하지만 허겁지겁 포도송이를 소쿠리에 담자마자  

눈앞에 펼쳐졌던 모든 환상도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저희는 포도 한송이 겨우 따고 일을 마친 셈이었습니다.   

 

평소 ‘마지막 때가 거의 다 왔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때가 이토록 가까울 줄은 몰랐습니다.  

 

그나마 최후의 순간에 그거라도 담았으니 망정이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오 주여, 아무런 쓸데 없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사  

마지막 품꾼으로 삼아주셨으니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요.  

이제 얼마 남지않은 시간, 주님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거듭 은혜 베풀어 주옵소서...

마라나타, 주 예수여 속히 오시옵소서, 아멘 아멘!”

 

 

- 무명의 복음전도자 

 

출처 : 주님을 기다리는 신부들 / 고슴도치